고대일록(孤臺日錄) 1592년 6월 14일 일기中
○ 송암(松庵)의 승전 소식이 왔다.
6월 9일 묘시(卯時)에 적선(賊船)이 현풍(玄風) 쌍산강(雙山江)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의병(義兵)의 군관(軍官)인 만호(萬戶) 황응남(黃應男)이 정예병 30여 명을 거느리고 요로(要路)에 매복해 있다가, 적선이 가까이 다가오자 일시에 활을 쏘아 댔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은 적병 80여 명과 우리나라 여인 5, 6명이었는데, 쏜 화살에 맞지 않은 적이 없었기에 적이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황응남이 승기를 잡고 추격해 활을 쏘니, 배에 가득한 왜적 가운데 단지 2, 3명만 살아 남았을 뿐이었다. 이들을 참수(斬首)하려 할 때 왜선 한 척이 또 쌍산강을 따라 내려왔다. 복병(伏兵)이 적을 급습하여 또 다시 많은 수의 적을 사살(射殺)했는데, 화살이 모자라 모두 죽이지는 못하자 곧 앞의 배를 뒷배의 선미(船尾)에 묶어서 급히 노를 저어 도망가니, 우리 배가 없어서 쫓아가 쏘아 죽이고 목 베지 못하였다.
※ 고대일록(孤臺日錄) : 임진란 관련하여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의병의 형성과정이 상세하게
나오는게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초기 의병은 대략 <지방선비+흩어진 군졸>으로 구성되었는데,
군졸들 군율이 엉망이라 선비들이 통제를 전혀 하지 못하더라구요. 선비들도 어짜피 군졸을 모아봐야
다시 지방관리에게 인계해야 되고 해서 불만이 있더라구요.
또 민가에 퍼진 무기를 모으고, 군자금과 군량을 마련하는 과정등 읽을 거리가 많은듯 싶네요.
고대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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