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문종조 이야기를 틈틈히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아무 이유없이 왕앞에 서있다가, 놀란 문종에 의해 죽을뻔한 검교 위위소경(衛尉少卿) 최성절(崔成節) 이야기입니다.
위위소경은 위위시(衛尉寺)의 4품 관리로, 위위시는 태봉과 고려초에는 왕의 친위부대인 내군(內軍)으로 불리웠으며,
내군이 목종과 현종때 응양군과 용호군 2군으로 개편되면서, 왕의 의장만을 맡는 사위시(司衛寺)가 만들어 졌고, 성종조에 위위시로 개명하게 됩니다.
문종조에 확립된 위위시의 조직현황은
위위판사(정3품) 1인 > 위위경(종3품) 1인 > 위위소경(종4품) 1인 > 위위승(종6품) 2인 > 위위주부(종7품) 2인 입니다.
여하튼 문종이 한겨울에 만월대 남쪽에 있는 둘레 1km의 연못인 동지(東池)에 행차해서 유흥을 즐기고 계셨는데요,
당시 동지에는 백학, 거위, 오리, 산양 등을 기르고 있는, 멋들어진 연못이였답니다.
국왕이 행차하면 그곳에 임시 자리가 꾸며지는데요, 이것을 장전(帳殿)이라고 합니다.
장전은 사방을 휘장으로 둘러막고, 국왕이 앉을 자리를 만들고, 주변은 견룡군이 엄하게 경계를 서게 되는데요,
이 장전을 설치하는 부서가 위위시였습니다.
헌데, 문종이 한낮에 연못의 경치를 감상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찰라에, 위위소경 최성절이
아무 이유 없이 장전에 딱하고 들어서게 됩니다.
이에 문종은 깜짝 놀랐고, 왜 들어왔냐고 물어보니 최성절은 꿀먹은 벙어리였나 봅니다.
당장 옥에 갖히고, 법사에서는 법에 따라 참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아뢰죠.
하지만 문종은 쿨하게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이에 문하성(현 총리실?)에서는 당연히 죽여야 한다며 박주(駁奏/임금의 상주문을 건의,반박할수 있는 권한)까지 하지만
역시 쿨하게 용서해 주십니다.
제 생각에는 최성절이 장전이 잘 설치 되었나 하고, 장전에 휙 들어갔다가
문종을 보게 되고, 깜짝놀라 벌벌 떨다가 아무말도 못하고(함부로 임금앞에 나서면 참형에 처한다는 법조문을 알고 있었기에)
있다가 옥에 갖힌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궁궐안에 들어가면 긴장해야 할듯 하네요. 조금만 실수해도 목이 달아나니...
문종9년(1055년) 11월 기사中
○ 11월에 동지(東池)에 행차하였다. 검교위위소경 최성절(崔成節)이 아무 이유 없이 장전(帳殿) 앞에 들어서니, 왕이 놀랐다. 명하여 옥에 가두라 하자 법사(法司)가 아뢰기를, “함부로 임금께서 계신 곳에 들어간 자는 목 베어야 합니다." 하니, 왕이 이르기를, “비록 법에 명백한 조문이 있기는 하나 이것으로 형벌을 내리면 이는 가혹한 정사가 되고 또 그의 문필이 쓸 만하니 용서해야 한다." 하였다. 문하성이 박주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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