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에서 북쪽으로 48km, 강으로 64km를 지나가게 된다면, 당신은 스스로 "하늘의 아들" 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이 태어난, 일종의 '성지' 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화현(花縣)의 설립은, 청대에 편찬된 화현지(花縣志)의 기록을 따르자면 1686년 남해(南海)와 번우(番禺) 두 현을 떼어서 만든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당신이 지금 이곳을 찾아간다면, '신화반점' 이라는 1986년 6월에 완성된 호텔과 함께, 제법 괜찮은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980년 무렵에, 이곳의 인구는 이미 50만에 가까웠지만, 300년 전 그 당시에는 7,743명의 남자와 6,775명의 여자 ─ 총 5,223호(戶)이자, 혹은 5,221호 ─ 가 있었던 시골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은 1만 6천 헥타르의 토지 위에서 자신들의 생계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하면, 이제 당신은 관록포라는 마을에 도착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80년 무렵, 이 곳은 마을을 둘러싼 토벽을 나지막하게 세워 놓았고, 마을 입구 바로 오른편에 홍수전 기념관과 접대소를 세워, 중국에서 출판되는 태평천국에 관한 저작과 사료집을 전시하고 있었고, 입구 왼편에는 과거에 홍수전이 배우고 마을의 어린이들을 가르치던 서당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마을은 현대에 와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으므로, 지금은 어떠한 모습일지 알 수 없습니다.
홍수전의 종형제였던 홍인간(洪仁玕)은 스웨덴 출신의 바젤 교회 선교사 데오도르 햄버그에게 자신이 본 그대로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마을의 전면에 여섯 채의 가옥이 있고, 그 뒤편에 가옥들이 두 줄로 늘어서 있으며 그 사이로 골목길이 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열의 서쪽에 홍수전의 양친이 사는 작은 집이 있습니다. 마을의 가옥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흙탕물이 남겨 있는데, 이것은 마을 전체의 대소변이 빗물과 함께 흘러들어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이른바 마을의 비료 연못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방으로 냄새를 풍기기에 중국의 농촌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은 매우 견디기 어렵지요."
현재는 그 모습을 제대로 떠올리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훗날 거대한 사건이 끝나고 나서, 이 마을은 청조에 의해 거의 파괴되었고, 이후 다시 재건되었습니다.
1680년 대. 광둥 성 동북 지역의 가응주, 지금은 매현(嘉州) 이라고 불리우는 곳에서 일단의 무리가 나타나 관록포에 정착,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홍씨족보에 따르자면, 그들의 선조는 12세기 송나라의 학자와 더불어 당나라의 대신, 그리고 2세기 후한 무렵의 인물에까지 기원이 이르지만, 이 가운데 믿음직한 이야기는 중원 땅에 살던 그들이, 금나라의 침입으로 강남으로 피신했다는 이야기 정도입니다. 중국의 시골은 대단히 폐쇠적인 공간이고, 과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평생을 같은 시골에서 보냈고, 그 조상들도 그러하였으며, 그 조상의 조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때, 홍씨 집안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족보는 되지 못합니다.
그들은 객가(客家) 였습니다.
광저우 방언으로는 하카(Hakka)이고, 광둥어 방언으로 부를 시에는 닌학(Nyin-hak)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어떠한 의미에서든지 진정한 토착주민은 아니었으며, 하카보다 이 지역에 먼저 정착한 광둥인들은 스스로를 "본지인" 이라고 부르며 그들에 대해 우월성을 강조했습니다.
객가들은 묘한 존재입니다. 그들은 심지어 변발조차 하지 않았고, 이 문제로 처벌을 받지도 않던, 말 그대로의 '외부인' 이었던 먀오족들과도 다릅니다. 객가는 과거를 볼 수 있으며, 부유한 집안과 결혼하는 일도 법적인 제제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의 이야기였고, 실질적으로 객가는 과거를 보기도 힘들었으며, 부유한 집안과 결혼하는 일은 더 어려웠습니다. 현시와 부시를 통과한 인물은 그 후, 원시에 응시하면서 예비시험에 응시할때, 부 · 주 · 현학의 고참 학생들이 해주는 신원보증을 얻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이럴 경우 '본지인' 이 객가 출신의 응시생에 대한 신원보증을 거부해버리는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본지인' 과 외지에서 온 객가와의 다툼으로, 사방에서 계투가 성행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본지인' 과 객가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자면, 전족의 유무입니다. 일반적으로 객가의 여성들은 전족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본지인들은 전족을 한 여성을 선호하는 편이었기에, 객가의 여성은 객가 내의 남자들과 결혼하는 일이 보통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때, 홍수전의 5대 조가 화현으로 이주한 일은 다소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본래 살고 있던 매현은 객가가 많았고, 객가의 언어가 주로 사용되었지만, 화현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홍씨가 처음 관록포로 올 당시, 그곳은 마을이랄 것도 없는 오두막이 두 채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객가들에게는 차라리 좋은 이야기였고, 그들은 이 마을을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1814년 1월 1일, 홍경양(洪鏡揚)은 5남매 ─ 3남과 2녀 ─ 중, 네번째에 해당하는 셋째 아들이 세상에 나온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홍인곤 ─ 홍수전 ─ 이 태어날 당시, 관록포의 인구는 400명으로 홍씨가 가장 많았고, 능씨가 그 다음이었습니다. 다른 성씨도 있었지만 모두 객가였습니다.
홍시가 남쪽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17세기부터, 홍인곤이 태어나 과거를 준비하던 무렵까지, 화 현에 거주한 홍씨 중 그 누구도 희시나 전시는 물론, 지방단계의 시험에서조차 합격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비록 족보상에서 아버지 홍경양은 마을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여러 분쟁을 해결하는 조정자로 묘사되었지만, 그의 집은 허름했습니다.
하지만 홍경양은 따루 물소 한 두마리는 키우고 있었고, 또한 아들 홍인곤이 만 5세가 되자 마을의 서당에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은 되었습니다. 당시 일반적인 중국 농민들의 생활 상이라면, 홍경양은 중농은 될 것입니다. 그는 아들이 신분상승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랬고, 공동체적 성격인 객가에서 홍인곤에 대한 기대는 아버지 혼자만이 아닌, 마을 전체의 기대나 다름 없었습니다. 서당에서 그는 영재라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홍인곤은 1834년에 원시에 도전하였으니 실패하였습니다. 그리고 1836년에 다시 도전했으나, 뜻하지 않은 '권세양언'을 받기만 했을뿐, 역시 또 실패했습니다.
1837년의 춘절이 끝난 후, 홍인곤은 화 현에서 실시된 현시에 다시 한번 응시했습니다. 그는 이 첫번째 관문을 통과했고, 이전과 같이 다시 가족을 떠나 광저우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광저우에서 실시되는 부시를 통과하지 못함을 깨달았습니다.
홍인곤에게 이것은 세번째의 실패였습니다. 그는 억울하고 분했으며, 아마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부끄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 감정의 근원이 무엇이던지 간에, 그가 격렬한 정신적 충격으로 쇼크를 받았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심신이 완전히 망가진 홍인곤은 집까지 걸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두 명의 가마꾼을 사서 타고 간 끝에, 3월 초하루에 간신히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이 즈음 그의 몸은 대단히 쇠약해졌고, 가눌 수 조차 없어서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그 이후 홍인곤이 겪은 체험에 대해서는, 굳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같은 싸움닭이 아니라고 해도, 그 진실성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것이 사실입니다. 남의 꿈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환몽(幻夢)은 사실 그 자체라기보다, 하나의 신화라고 생각하는 편이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신화라고 해도 홍인곤이 병중에 이상한 환몽을 본 사실 자체는 확실하며, 이것이 없었다면 배상제교도, 태평천국도, 2000만이 얽혀드는 전대미문의 사건도 없었을 것입니다. 데오도르 함버그는 아마도 홍수전 본인이 쓴듯한 '태평천일' 등에 의거해서, 홍인곤의 꿈 속 상황을 기록했습니다.
인곤은,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침상 주위에 몰려들어, 지옥의 염라왕을 만나보라고 권하는 "꿈" 을 '환몽속에서' 꾸었습니다. '환몽속의' 그는 이 꿈이, 한갓 꿈이었지만 종말을 경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식구들을 불러 모아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 삶은 곧 끝날 것입니다. 아, 부모님! 그 은혜를 이런식으로 보답하다니요! 저는 두 분의 명예를 빛나게 할 명성을 얻지 못하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인곤의 아내는 침상 옆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인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 아내요. 부디 재혼하지는 마시구려. 게다가 임신 중이잖소. 당신이 아들을 낳을지 딸을 낳을지야 알 수 없지만은, 만약 아들이라면 형님께 당신을 돌봐달라고 할 것이니 재혼할 필요는 없소. 딸이라도 마찬가지고."
두 형이 그를 침대에 눕히자, 홍인곤은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못할 정도로 쇠약해졌고, 가족들은 그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곤의 몸은 움직이지 않고, 눈은 감겨 있었으며, 복잡한 그의 머릿속에서는 또다른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란 예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수탉 한 마리가 있었으며, 호랑이 한 마리도 있습니다. 용이 날아다니고 있는데, 문득 시종이 가마를 가져왔고, 인곤은 가마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여러 시종들이 그를 호위하고, 다른 시종들이 그가 탄 가마를 메고 들어올립니다. 시종들은 동쪽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초현실적인 광경 속에서 인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행렬이 커다란 문 앞에 멈추어 섰을때, 군중들은 빛을 받으며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곤에게 경의를 표했고, 곧 인곤의 가슴을 갈랐지만, 마치 지옥의 악귀들처럼 고통을 주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단지 뱃속에 있는 모든 더러움을 제거하기 위한 조취일 뿐입니다. 더러움은 깨끗함으로 바뀌고, 곧 흔척도 없이 상처는 봉합되었습니다.
이윽고 두루마리가 펼쳐집니다. 그 글자는 또렷한 글씨로 대단히 읽기 쉬우며, 등잔불은 깜빡거리지 않아 외우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인곤이 글을 읽고 나자, 한 여자가 그에게 다가왔습니다. "아들아." 라고 그녀는 입을 열었습니다. 자신이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너의 몸은 지상에 있으면서 더렵혀졌구나. 이 어미가 강물로 너를 씻겨주면 좋겠구나. 그런 다음에, 너희 아버지를 보러 가자."
곧 인곤은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꼿꼿이 앉아 있는, 키가 큰 아버지를 보게 됩니다. 흑룡포를 입고, 입을 가리는 장대한 금빛 수염을 가진그 남자는, 그러나 눈에는 분노와 슬픔의 눈물이 고여있었습니다. 인곤은 그에게 절을 하고 경건한 자세로 서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너는 다시 올라왔느냐?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지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본래의 성품을 상실했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 중 내가 부여하지 않은 새명이 누가 있으며, 구원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내 음식을 먹고 내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 나의 가호를 받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들은 나에 대한 두려움이나 존경심이 조금도 없는가? 인간들은 내가 그들에게 부여한 것들을 모두 요괴들에게 바치는 공물로 써버린다. 인간에게 생명을 주고, 그들을 길러준 것이 요괴라도 되는 모양으로 말이다. 인간들은 이 요괴들이 어떻게 그들을 속박하고 파괴하는지,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들은 내가 느끼는 분노와, 연민의 정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격분을 본 인곤 역시 격분했고, 요괴의 사악한 길에서 즉시 사람들을 계몽시키고 각성시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를 만류했습니다.
"그 일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요괴들이 지상의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는 온갖 방법을 보여주었습니다. 너무나 참혹하고, 어리석은 광경이었습니다. 이 참혹한 모습에 화가 난 홍인곤은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님! 만약 저들이 그토록 나쁘다면, 어째서 저들의 목숨을 빼앗지 않으십니까?"
아버지는 이에 대해, 요괴는 세상에만 가득하지 않으며, 33층으로 이루어진 천계(天戒)로도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인곤은 이 말에 납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버님! 당신의 권세는 엄청납니다. 생명을 가졌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고,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움을 내리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 요괴들이 이곳에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셨습니까?"
이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기다리거라! 그들이 나쁜 짓을 좀 더 계속하도록 말이다! 그들은 나의 분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홍인곤은, 만약 아버지가 사랑하는 지상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기다려야 한다면, 그들의 고통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곤은 요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았고, 지옥의 염라왕을 발견하고 싸움을 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칼을 들고, 천계 33층을 지난 인곤은 큰 칼을 휘둘렀고, 그의 "형" 은 금새를 들고 그 뒤에 서 있습니다. 금새에서 퍼져 나오는 강렬한 불빛은 요괴들의 눈을 부시게 하고, 그들을 궤멸로 이끌어버립니다. 홍인곤이 지칠때면, 천계의 여자들이 다가와 황색 과일을 주어 그를 회복시켰습니다. 교활한 염라왕은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커다란 뱀이 되었다가, 개의 등뒤에 붙어 있는 벼룩이 되고, 다시 새떼가 되어 나타났다가, 사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홍인곤은 그들을 지상으로까지 몰아내었고, 이윽고 그들을 굴복시켰습니다.
대전투가 끝나고 홍인곤은 천상에서 쉬고 있습니다. 그때, 그의 아내 ─ 지상의 아내와는 다른 ─ 는 그를 보필했고, 아들을 낳았씁니다. 천상은 음악으로 가득찼고, 홍인곤은 점점 지상을 잊어버렸지만, 그의 형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버지는 홍인곤이 지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땅에는 아직 요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직 인곤만이 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아버지는, 홍인곤이라는 이름대신, 완전함을 뜻한 전(全)을 사용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작별기도를 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떠나라. 문제가 생기면 나는 너의 수호자가 될 것이다. 그들이 왼쪽에서 공격하든 오른쪽에서 공격하든 걱정하지 마라. 네가 무엇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홍인곤 ─ 이제 홍수전이 이 모든 경험을 한 시간은, 40일입니다. 40일 동안 그는 자다깨다를 반복했으며, 어떤 때는 죽은듯이 조용하다가도, 어떤 때는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습니다.
"요괴를 내리친다! 요괴를 내리친다!"
어떤 때는 침상에서 뛰어내려 방 주위를 돌아다니고, 마치 전투중인 것처럼 함성을 지르다가도, 어떤 때는 다시 침상에 쓰러져 잠잠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노래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의기양양한 젊은이는 강호를 주유하며, 친구들을 구하고 적들을 죽인다네!"
또한 그는 황제를 자처했고, 누군가가 그렇게 불러주면 좋아서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러나 미쳤다는 말을 하면 웃어버렸습니다.
"제 자신이 미친 주제에 나보고 미쳤다고?"
그러는 상황동안, 홍수전의 가족들은 그가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했습니다. 중국의 법률로는, 정신 이상자가 저지른 모든 폭력행위는 가족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홍수전은 점점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많은 친척과 친구들은 이제 정상이 되어가는 그를 찾아와서, 대체 그가 비몽사몽한 중에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보았고, 홍수전은 이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모두 정말로 이상한 일이라고 여겼지만, 제대로 된 꿈의 풀이조차 불가능했습니다.그의 가까이 있던 홍인간은,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한 홍수전은 성격과 용모가 변했는데, 행동은 사려깊고 개방적이 되어 사람들과 쉽게 친해졌으며, 신체는 크고 우람해졌고, 걸음걸이는위엄이 들었으며 사물에 대한 생각도 관대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홍수전의 웃음 소리는 집 전체가 울릴 정도로 맑아졌고, 빛나는 눈에 말의 발음은 확실해졌습니다. 그의 머리카락은 검은 색이었고 적황색의 수염이 났습니다.
그러나 모든것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홍수전의 새로운 이름에 익숙해졌고, 그의 아내는 딸을 낳았습니다. 홍수전 역시 현실을 강조하는 유교 경전을 다시 붙잡고, 과거를 준비했으며, 인근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홍수전이 자신의 꿈을 모조리 잊었을리는 없겠지만, 그의 꿈은 해석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누구도 의미를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될 것 같았습니다.
1843년의 여름. 홍수전은 외사촌 이경방(李敬芳)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서당의 교사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탈한 하루 중, 어느날 이경방은 홍수전의 집에 들렀다가, 그의 서고에서 이상야릇한 책 하나를 발견하고 홍수전에게 빌려달라고 권했습니다. 홍수전은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빌려주는 일은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이 책을 빌려 읽은 이경방은 정신없이 그 책을 읽었고, 무언가 이 책이 일반적인 경서와는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일독한 이경방은 빌린 책을 돌려주면서, 홍수전에게도 읽기를 권했습니다.
홍수전은, 권세양언의 첫번째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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